FN EXECUTIVE COLUM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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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시 주의사항

  • 글쓴이
    최종욱
  • 작성일
    2011-06-07
  • 내용
     
    새로운 직장에서 보다 나은 연봉, 직급, 전망이나 비전 등을 위해 이직을 감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 나은 조건과 미래를 위해 이직을 하는 것은 직장인으로서는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소탐대실, 눈앞의 이익만 쫓아 더 큰 손실을 입는 경우도 많다. 어떤 사람은 이직을 거듭하며 몸값을 올리고 주목받는 커리어를 쌓는 반면, 어떤 경우는 제자리 맴맴, 연봉이나 커리어 발전 없이 떠돌이 철새가 되어 평판만을 깎아먹는 경우도 많다.

    사례1

    A부장은 다시 사표를 냈다. 71년생. 부인과 두 아이를 거느린 가장이 내린 결정. A부장은 수년 전 사직 후 다니던 회사에 재입사한 상황. 능력이나 인맥 모두 뛰어났던 그가 상사와의 사이가 좋지 않아 사직했으나, 시간이 흘러 사이가 나빴던 상사가 회사를 그만두자 회사는 다시 A부장을 불렀다. 그러나 돌아온 회사에는 새로 주목받는 동료들이 등장했고, 새로운 텃세도 존재했다. 업무외 정치적 요소, 비 생산적이고 비 효율적 근무 문화와 타협하기 힘든 성격의 A부장은 과거 상사 한 두 명이 커버해주기에는 다른 간부들이나 부서 간 관계가 자꾸만 삐걱거렸다. A부장은 결국 다시 비슷한 직급. 대우로 작은 규모의 동종업계로 이직 예정이다. 

    사례2

    O과장은 이직한 지 6 개월 째다. 전 회사보다 규모도 크고 15% 정도 연봉도 인상된데다 시간외 근무도 적다고 알고 이직을 결정했다. 그러나 새 회사에서 O과장의 업무 역할과 비중은 아주 작아졌다. 회사규모만 클 뿐 업무 비중도 약해지고, 업무시스템도 그리 효율적이지 않으며 이를 제안해도 별 개선없이 그냥  운영된다. 시간외 근무가 적다고 했지만 프로제트를 수익성 분석없이 마구 받고, 업무 우선순위나 업무 시스템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15% 인상된 연봉은 급여 명세서에서 고작 몇 만원 차이가 날 뿐이었다. 회사마다 기본급. 성과급. 복리후생 기준의 적용 기준이 조금씩 다른 까닭이었다.

    사례3

    C대리는 다른 회사로 옮기기로 했다. 그러나 입사한 지 2년이 안되는 상황이라  ‘몸도 좋지 않고, 다른 일을 하고싶다’고 핑계를 댔다. 회사는 병가나 무급 휴직 등 몇 가지 선택을 제안했지만 C대리는 이직이 목표였기 때문에 모두 거절하고 사표를 낸 뒤 다른 회사에 출근했다. 그러나 전 회사의 임원이 새 회사의 CEO로 부임했다. 부서원들도 한 두 다리 건너니 전부 전 회사 사람들과 업무와 학연 등으로 얽혀 있는 것 아닌가! 심지어 그들과 메신저까지 열어두고 소식을 주고받는 사이들이었다.

    좋은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행운의 그룹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직장인은 최소 2~3차례 이상 이직을 경험한다. 업종에 따라서는 그 이상이기도 하다.

    이직을 결정할 때 어느 조건이던지 보다 나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많은 경우 오히려 안 옮기느니 못한 결과를 얻기도 한다. 심한 경우는 경력과 몸값을 깎아먹기도 한다.

    몸값과 커리어는 높이고 평판은 유지하고 네크워크까지 관리 가능한 ‘똑똑한 이직’의 상식을 살펴보자.

    도돌이표 이직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

    분명 좋은 직장인 전 회사를 그만 두고 몇 달 또는 그 이상의 공백기를 갖고 새 직장을 찾는 구직자에게 왜 그만뒀는지 이유를 물어보면 “그 회사는 글러 먹었다.", " 이렇게 직장생활 하고 싶지 않다.", " 이게 아니다 싶어서요” 라는 답을 자주 듣는다. 심정적으로 이해도 가고, 업무에 패기를 가진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이라는 공감은 가지만 더 나은 직장을 얻게 되는 경우가 드물어 안타깝기도 하다.

    무능한 주제에 업무 결제를 정치적 견제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상사나 부하들에게 권위만 내세우고 자신은 정치적으로 생존하고 있는 상사와 결제 시, 업무 회의나, 회식 자리에서 대판 싸우고 사직을 결심하는 경우 등이 가장 우려스럽다. 감정에 치우쳐 내리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만 둔 직장보다 더 나은 직장을 바로 얻기 쉽지 않다. 비슷한 업종, 비슷한 규모의 회사에 다시 들어가게 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감정적인 이직 결심은 절대적으로 마이너스다.

    눈앞의 연봉보다 미래 안정성을 체크하라

    회사는 확실히 큰 회사가 장점이 많다. 복지 등 처우도 좋고 여러 가지 시스템이 잘 구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입이나 공채라면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그러나 경력자로서 이직한다면 내가 맡은 업무와 역할의 비중이 어떤가, 공채 기수들 사이에서 외부 경력자가 안정적으로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인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국내 최고의 홍보회사 출신의 엘리트가 대기업 홍보실로 전격 스카우트 된 적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차차기 책임자 내정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5년 여 시간이 흐른 지금은 불투명한 얘기가 됐다.

    큰 회사에서 작은 회사로 옮기는 경우 대부분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다. 확률은 반반이다. 잘되면 파이를 나눠 가지면 되지만 안 되면 답이 없다. 개인적인 비전을 세우기 어려운 큰 회사보다 오랫동안 함께 성과를 일궈나갈 수 있는 작은 규모의 회사도 고민해 볼만 하다.

    퇴사 전까지 업무에 긴장을 늦추지 마라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보고 절차를 밟는 동안 현 직장의 업무에는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얘기가 상식처럼 들리지만 의외로 많은 직장인들이 이 과정 동안 상사와 주변 사람들이 다 알도록 ‘티 나게’ 행동하고 있다. 업무를 소홀히 하고 시간 개념이 희박해지고 수시로 휴가를 내는 것이다. 걸핏하면 휴대폰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나 회의실에서 통화를 하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

    “어차피 그만 둘 거, 알게 뭐야”라는 뜻이 아니라면, 바짝 긴장해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보이도록 해야 한다. 퇴사 의사를 알린 뒤에도 마찬가지다. 본인은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하고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게 보일 수 있으므로 업무 태도는 오히려 평소보다 더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퇴직 의사는 본인이 직접 알린다

    이직할 곳과 날짜가 정해지기 전까지는 가급적이면 친한 동료들에게도 알리지 않는 편이 좋다. “ XXX 는 요즘 다른 데 알아보고 있는 것 같아요”라는 얘기를 듣고 좋아할 상사나 회사는 없다. 여기다가 누군가 “ XXX 는 이번에 어디로 옮기기로 한 것 같은데요”라고 아는 체라도 하게 되면 감정은 더 상하게 된다.

    이직 스케줄이 결정되면 회사에 알린다. 직속상사에게 구두로 의사를 전달하고 협의를 통해 퇴사 날짜를 정한다. 업종이나 상황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퇴사 일정은 최소 1개월 전에 협의하도록 한다. 그래야 업무 스케줄과 후임에 대한 계획이 가능하다.

    인수인계 과정이 평판을 좌우한다

    한때 감각 있는 능력자로 이름 날린 X 씨는 회사를 옮길 때마다 자신이 맡은 업무 관련 자료와 데이터를 깡그리 삭제하고 다녔다. 컴퓨터를 잘 다뤄 백업조차 불가능하게 만든 ‘능력자’였는데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흐지부지 사라져갔다.

    경력자를 새로 뽑으면서 그전에 다니던 회사 상사에게 평판을 물으니 “ 일 하나는 정말 똑 부러지게 잘 해” 라고 평가했다. 나와 몇 년을 함께 있다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었는데,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인수인계를 진행하고 미진한 사항은 새 직장으로 옮긴 이후까지 저녁이나 주말을 이용해 마무리 짓기까지 했을 정도였다.

    괜한 치기에 ‘보복하는’ 심정으로 마무리와 인수인계 과정을 소홀히 하면 결국은 나의 평판을 해치게 된다. 반대로 그 과정을 꼼꼼히 잘 챙길수록 이전의 결점은 복구되고 ‘아, 저 사람 참 아깝군’하는 인상을 주고 좋은 평판으로 이어진다.

    경력은 이어지고 네트워크는 넓어지게

     
    "어느 날 갑자기 퇴사를 통고한다. 업무 마무리에 대한 회사의 기준은 무시하고 본인의 기준만 앞세운다. 인수인계나 후임 문제는 통고한 시간 안에 가능하면 마무리 짓고 안 되면 할 수 없다. 다시 보지 않을 사람들이니까 하는 수 없다."

    가장 좋지 않은 케이스다. 남아있는 동료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가장 큰 리스크는 미운 전 회사가 아닌 본인이 입게 되는 것도 문제다. 경력은 곧 관록이다. 경험을 통해 쌓은 인맥과 노하우는 직장인의 큰 재산이다. 이직 과정을 통해 관계가 뚝뚝 끊기면 안 되는 것이다. 지연 학연의 줄이 빵빵하다면 괜찮을까?

    이직은 개인의 몸값과 커리어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며 결과가 보장돼야 한다. 감정에 치우쳐 한 선택을 10년 이후 후회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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